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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만드는 일자리 정책제안

끝없는 질문과 토론… ‘협동조합형 유치원’은 뜨겁다

다혜 0 2,751 01.03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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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해외 전문가 초청 콜로키움 : 마을 안에서 공감하고 협동하며 성장하는 아이들


【베이비뉴스 최규화 기자】

지난 18일 서울 녹번동 서울혁신파크 미래청에서 ‘2018 해외 전문가 초청 콜로키움 :

마을 안에서 공감하고 협동하며 성장하는 아이들’이 열렸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쏟아지는 질문에는 끝이 없었다. ‘협동조합형 유치원’의 필요성과 가능성을 논하는 자리. 유아교육의 공공성에 대해 높아진 사회적 관심을 반영하듯, 두 시간으로 예정된 토론회는 세 시간 30분까지 이어졌다.

서울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는 지난 18일 오후 3시 서울 녹번동 서울혁신파크 미래청에서 ‘2018 해외 전문가 초청 콜로키움 : 마을 안에서 공감하고 협동하며 성장하는 아이들’을 열었다. 시민, 학계 및 정책 전문가, 현장 활동가 등 100여 명이 모여, ‘공익형 대안 보육·교육시설’의 현실화 방안을 토론했다.

특히 호르헤 데 라 카예(Jorge de la Calle) 스페인 GSD(그레도스 산 디에고 협동조합) 국제교류전략총괄팀장과 노지마 치에코 일본 성애원 전 원장이 해외 사례를 전해줄 발표자로 참석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서면으로 전한 격려사를 통해 “사회적 협동조합형 유치원은 제가 예전부터 생각해온 모델”이라며, (공동육아 어린이집과 소비자생활협동조합 등을 바탕 삼아) 본격적으로 사회적 협동조합형 유치원의 모델을 만들어 제3섹터의 유아교육 공공성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호르헤 데 라 카예(Jorge de la Calle) 스페인 GSD(그레도스 산 디에고 협동조합) 국제교류전략총괄팀장.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 학생 1 5000명… ‘영유아부터 평생교육까지’ GSD 협동조합

스페인의 GSD(그레도스 산 디에고 협동조합)은 마드리드를 중심으로 여덟 곳의 학교를 운영하는 스페인 초중등 과정의 최대 교육기관. 생후 4개월 영유아부터 평생교육까지 모든 생애주기에 걸친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1500여 명이 일하고, 그중 1100여 명이 조합원이다. 학생은 1 5000여 명에 이른다.

GSD 34년 전, 마드리드 노동자 거주지역에 있는 낡은 건물에서 시작했다. 사립학교가 문을 닫게 되자 교사들이 학교를 인수해 ‘꿈의 학교’를 만들어보자고 결정한 것이다. 카예 국제교류전략팀장은 “공통의 필요가 있기 전까지는 그들도 협동조합 형태로 협력할 생각을 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그것이 시작이었다.


GSD의 역사와 활동을 소개한 카예 팀장은 ‘협동조합이란 무엇인가’라는 물음에 “여러 사람들이 하나의 아이디어를 위해 힘을 합치는 것”이라고 스스로 답하고, “우리가 강조하고 있는 키워드는 ‘전환’으로, 우리가 하는 일이 세계를 더 좋은 곳으로 변화시키는 일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투명성, 존중, 책임감, 민주주의는 GSD의 핵심 가치관이다. 이것은 ‘모든 방향을 포괄한 교육’이란 뜻의 ‘교육 360º’라는 모토에도 반영돼 있다. GSD에서는 모두가 교육자다. 교사뿐 아니라 청소원, 행정직원, 급식실 직원 등, 역할이 무엇이든 협동조합의 가치를 실천하는 사람 모두 교육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카예 팀장은 “1년에 한 번 총회를 통해 가장 중요한 의사결정을 내리고 다양한 생각들을 교환한다”며, 1 1표의 원칙 아래 평등하게 의사결정에 참여하기 때문에 모두 자부심을 느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GSD는 일상적인 교육 속에서 협동조합의 가치를 전수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포용적 교육모델’을 지향한다. 지역사회의 모든 아이에게 교육받을 권리를 보장하는 것이다. 카예 팀장은 “건강, 환경, 사회적 책임 역시 중시하며, 지식뿐 아니라 전체적인 학습과정에서 더 많은 것을 가르치고자 한다”고 소개했다.

발표 이후 청중들의 질문이 이어졌다. GSD의 성장에 정부는 어떤 지원을 했는지 묻는 기자의 질문에 카예 팀장은 “지방정부가 GSD 재정의 약 50%를 지원하고 있다”고 답했다. 지원금의 대부분은 교사의 급여. GSD는 국가에서 정한 교육과정에 자체적으로 마련한 교육과정을 추가해 가르치고 있다.

카예 팀장은 “교사 대 학생 비율을 낮추기 위해서는 추가 재원이 필요하다”며, “학교를 지역사회에 개방하면서 수익을 창출해 30~40%를 조달하고, 나머지 10~20%는 학생 가족과 재단의 기부를 통해 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 협동조합, 가족이라는 세 주체 중 하나라도 빠지면 발전이 어렵다”는 것이다.

덧붙여 카예 팀장은 “협동조합은 지속가능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그것은 이윤을 추구하는 것과는 다르고, 교육에 재투자해 학교의 프로젝트들이 지속가능하게 한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100여 명의 청중이 모인 가운데, 두 시간으로 예정된 토론회는 세 시간 30분까지 이어졌다.
아이를 안고 발표를 경청하고 있는 한 참가자.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 “협동조합 학교는 이미 우리 곁에 와 있는 미래교육”

지정토론에서 이송지 공동육아와공동체교육 이사는 ‘협동조합형 유치원’을 적극적으로 제안했다. 이 이사가 특히 강조한 협동조합형 유치원의 방향은 첫 번째로 ‘인권’이다. “교육의 주체로 서는 과정에서 아이·교사·부모는 서로를 존중하고 서로의 권리를 실현시키는 상호 책무성을 갖는다”는 것이다.

그리고 ▲참여와 협력구조 ▲민주적 운영원리 ▲지역사회의 협력을 중요한 방향으로 꼽았다. 아울러 협동조합형 유치원을 만들기 위한 민관 협력방안으로 ‘지자체의 유휴공간 제공 등을 통한 안정적 부지 확보 + 사회적 협동조합의 운영 + 지역사회의 교육기관·사회적경제 조직들과의 협력’ 방안을 제안했다.

주수원 전국학교사회적협동조합연합회 정책위원은 스페인 GSD의 사례를 서울과 경기도에서 논의되고 있는 ‘미래학교’와 연결시켰다. 주 정책위원은 “두 곳의 논의를 종합해보면 미래학교의 공통점은 바로 ▲학교와 지역사회의 협력 ▲학습자 주도성 강화 ▲프로젝트 중심을 통한 문제해결능력 향상”이라고 짚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이 바로 학교협동조합과 연계된다”며, “미래학교의 모습으로서 학교협동조합의 의미는 더욱 확장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주 정책위원은 “GSD에서 이러한 가능성을 볼 수 있다”며, “협동조합 학교 역시 전혀 새로운 그 무엇이 아니라 이미 우리 곁에 와 있는 미래교육”이라고 강조했다.

하태욱 건신대학원대학교 대안교육학과 교수는 돌봄 공동체를 통해 ‘시장’을 극복하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하 교수는 우선 “보육의 문제는 사회적으로 매우 복합적인 사안”이라는 점을 상기시키며, “행정의 칸막이를 비롯해 모든 칸막이들을 제거하고 아동을 중심에 놓고 논의할 수 있는 체제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또한 보육·교육의 상품화 경향을 경계하며, “문제를 바라보는 핵심은 어떻게 사람과 관계를 다시 사고와 논의의 중심으로 가져올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어야 한다”고 짚었다. 그리고 ‘하드웨어’를 중심으로 정책이 논의되는 와중에 ‘내용’이 소외되기 쉽다는 점을 지적하며, “내용 중심의 고민”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하 교수는 그런 고민을 통해 만들어진 대전의 ‘육아정(어린이뜨락)’ 사례를 소개했다. “동네마다 노인정이 있듯이 아이를 키우는 사람 누구든 아무 때나 찾아갈 수 있는 육아정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시작된 프로젝트. 육아자조모임이 협동조합으로 주체가 되고, 지역사회와 지자체가 힘을 보태 공간을 만들었다.

하 교수는 “양육자들은 내 아이에 대한 부담을 내려놓고 공동체 안에서 서로의 아이들을 함께 돌보는 구조가 만들어졌다”며, “공동체를 강화하고 협동조합의 가치를 자리매김함으로써 지역사회에서 역할 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은 숙제로 남아 있지만 첫 단추는 끼운 느낌”이라고 자평했다.



하태욱 건신대학원대학교 대안교육학과 교수(가운데).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 하지만 갈 길 먼 현실… “협동조합형 유치원 단일 지원조직 필요”

한편, 현재 ‘부모협동형’ 유치원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부모들이 있다. 이른바 ‘유치원 비리’ 사태 이후 사립유치원의 무단폐원에 맞서 스스로 대안을 찾은 것이다. 하지만 이들 역시 부지 확보 등 어려움을 마주하고 있다. 이런 현실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는 객석에 있던 박창현 육아정책연구소 부연구위원이 답변했다.

박 부연구위원은 우선 “법령이 없어서 (설립을) 못했지만 정부가 시행령을 개정해서 국가·지자체·공공기관 시설을 임차해 유치원을 설립할 수 있게 바꿨다”고 설명했다. 반면 “부모들은 출연비용을 모으기가 굉장히 어렵고 어디에서도 정보를 얻을 수가 없다”며, ‘협동조합형 유치원 단일 지원조직’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덧붙여 박 부연구위원은 “부모들이 교육청과도 소통이 안 됐다”는 점을 지적하며, “교육청이 ‘새로운 학교’라는 마인드를 가지고 유연성 있게 접근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역시 객석에 있던 김영연 서울시영유아교육·보육포럼 운영위원장도 협동조합형 유치원 설립에서 “공간의 문제가 커서 부모에게 장벽이 된다”며, “서울시에 공간이 정말 많은데 부처 간 칸막이 때문에 협력을 못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공간을 열어놓고 창의력을 발휘해 지원했으면 한다”는 바람을 덧붙였다.

관련해 하 교수도 “과연 우리 사회가 새로운 제도를 상상할 준비가 돼 있나 묻고 싶다”며, “교육청에 이른바 학교주의자, 너무 초중고 학교 중심으로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지적했다. 또한 “협동조합이라는 그릇만 만들어지면 다 되는 것인가”라고 묻고, “그 그릇에 무엇을 담을 것인지가 문제”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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