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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만 빼먹는 ‘가짜’ 귀농인·귀촌인 득시글

최고관리자 0 1,776 2017.11.16 22:56

ㄱ씨는 2016년 4월 강원도에서 농지 1664㎡를 구입해 농사를 짓겠다면서 농협에서 5000만원을 대출받았다. 하지만 ㄱ씨는 이곳에서 영농에 종사한 적이 한 번도 없다. 그는 지난 2월 공인중개사사무소를 개설한 뒤 부동산업에 종사한 것으로 드러났다.


ㄴ씨는 2015년 11월 귀농해 표고버섯을 재배하겠다면서 농협으로부터 창업자금 2억원을 대출받은 뒤 주택 1채와 대지 1필지, 밭 3필지 등 모두 5건의 부동산을 사들였다. ㄴ씨는 이후 취득한 토지 중 일부를 전원주택 부지로 다른 사람에게 팔아넘긴 사실이 당국의 점검에서 드러났다. 이 땅에는 현재 그럴듯한 전원주택이 들어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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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귀농인이 표고버섯을 재배하겠다고 구입한 토지에 전원주택이 들어서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제공

한 농촌지역의 귀농귀촌협의회 회장 직함을 갖고 있는 ㄷ씨는 2013년 빈집 리모델링 사업비로 지자체로부터 1000만원을 지원받은 뒤 2015년 다시 3000만원을 지원받는 등 2중으로 자금지원을 받은 사실이 들어났다. ㄷ씨는 특히 2013년에 자금 지원을 받아 리모델링한 농가주택을 2015년 6월 일반음식점으로 무단 용도변경한 것은 물론 2015년 추가로 지원받은 자금으로는 다른 건물을 지은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ㄹ씨는 2012년 11월 농촌지역으로 전입한 뒤 2014년 3월 농협으로부터 창업자금 명목으로 2억원을 대출받았다. 하지만 ㄹ씨가 전입신고한 주소지는 사람이 살 수 있는 시설이 전혀 없는 논으로 확인됐다. 당국의 조사결과 ㄹ씨는 이 곳에 거주한 사실이 전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지자체의 지원금이나 금융기관의 융자금만 빼먹고 농사는 짓지 않는 ‘가짜’ 귀농인·귀어인·귀산촌인이 활개를 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국무조정실·해양수산부·산림청 등과 합동으로 귀농·귀어·귀산촌이 많은 전국 8개 시·군을 점검한 결과, 대출금 목적외 유용, 보조사업비 부당 집행, 자격결격자 부당대출 등 505건의 위반 사실이 확인됐다고 16일 밝혔다. 부당하게 집행된 돈만 171억원에 이른다. 

농가수리비 등의 귀농정착보조금은 보조금을 받은 사람이 보조금 수령 후 5년 안에 정당한 사유없이 다른 지역으로 이주하는 경우 지자체가 이를 회수하도록 하고 있으나 6개 시·군은 184명으로부터 보조금을 회수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정부는 위반 정도가 큰 경우는 사법당국에 수사의뢰하고 나머지는 지원금 회수 등의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정부는 8개 시·군만을 대상으로 실시한 점검에서 위법 사항이 대거 드러남에 따라 향후 모든 귀농·귀어·귀산촌 지원사업에 조사를 벌이기로 했다. 이번 단속은 2015년 7월 귀농어·귀촌법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법률(귀농어귀촌법)이 시행된 이후 이루어진 첫 합동 점검이었다. 

정부는 또 귀농인을 위한 융자 및 보조금 관리 시스템을 대대적으로 손보기로 했다. 정부는 우선 융자 및 보조금의 모든 진행단계를 상시 확인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귀농 창업자금 정보시스템’을 도입하기로 했다.

정부와 지자체는 그동안 귀농인들에게 창업자금·주택구입자금 등을 융자해주는 ‘융자지원사업’과 귀농 관련 보조금을 지금하는 ‘귀농보조사업’을 추진해 왔다. 창업자금의 경우는 3억원까지, 주택구입자금의 경우는 7500만원까지 연 2%의 낮은 이자로 융자해 준다.

2009년 귀농·귀어·귀산촌 지원사업이 시행된 이후 융자금을 포함한 지원액이 급증하는 추세다. 2011년 513억원이던 지원액은 2017년 3150억원으로 6배나 증가했다.
 

<윤희일 선임기자 yh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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