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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사항

“좋은 일자리는 좋은 제도가 만든다”

다혜 0 3,044 06.15 11:30



우리의 ‘고용 재난’은 점점 심화되고 있다.

통계청의 4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실업률은 4.5%를 기록해 17년 만에 최악의 수준을 보였다.

2001(5.1%) 이후로 가장 높은 실업률이다. 취업자 증가 폭은 1월∼4월 평균 168000명으로 지난해 316000명의 절반 수준이다. 최저임금의 영향이 큰 음식·숙박업 취업자 수는 10개월째 계속 감소하고 있고

제조업 취업자 수는 10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서고 있다.

 

 

이런 위중한 상황에서 5 16일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는 제6차 회의를 개최하고 ‘민간 분야 일자리 창출 대책’을 의결했다. 이목희 제2대 부위원장 취임 후 첫 일자리 대책인지라 많은 국민들이 기대를 걸고 있었지만 그 내용은 우리 경제 현실과는 한참 동떨어진 것으로 많은 언론과 국민들을 크게 실망시키고 있다

 

 

이날 발표한 정부의 대책은 크게 나누면 △소셜벤처의 활성화 △혁신창업의 붐 조성 △국토교통부의 뉴딜사업과 연계한 일자리 로드맵 △뿌리산업의 일자리 생태계 조성 등으로 구성되었다.

 

 

가장 큰 축인 소셜벤처와 혁신창업 부분은 지난해 10월에 제3차 일자리위에서 발표한 내용에 200억원을 더 늘려 1200억원 규모의 소셜 펀드를 조성하는 것과 산단 내 창업기업이 입주할 수 있는 혁신성장 센터를 설치하는 것이다. 또한 우수 청년 소셜벤처에는 1억원까지 사업비용을 정부가 추가로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번 대책이 매우 한심스러운 이유는 3차 일자리대책이 성공확률이 가장 낮은 한시적인 일자리인 ‘개인 창업’에 정책중심을 둔 이유로 이미 여론의 거센 뭇매를 맞았던 것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정부가 새로운 대안이나 고민 없이 대부분 3차 일자리위에서 확정했던 내용을 지원 규모만 늘린 채 재탕에 가까운 계획을 고집스럽게 발표한 것이다

 

 

정부가 무슨 배짱으로 안정적인 고용에 일자리목표를 두지 않고 이런 계획을 세웠는지 그 구체적인 사정이야 알 수는 없지만 이번 일자리 대책이 왜 전문가들로부터 혹독한 질타를 받고 있으며 우리 경제현실과 얼마나 괴리가 있는 것인지는 우리의 개인 창업에 관한 현실을 조금만 살펴보면 그 문제점을 너무나 쉽게 알 수가 있다.

 

 

2013년 삼성경제연구소에서 발표한 ‘혁신형 창업 활성화의 비결, 플랫폼’(이승환 외)의 보고서는 통상 국내 100개 기업이 창업을 했을 때 성공할 확률은 5% 이내 이고 이들이 현상유지를 하는 확률은 15% 정도이며 3년 이내에 실패할 확률은 80%에 육박한 것으로 예측했다. 이런 결과는 2016년 통계청 기준의 국내 신규창업자의 약 76%에 달하는 839000명이 폐업을 신고해서 발표 내용을 뒷받침해주고 있다.

 

 

또한 이 보고서는 기술 기반의 혁신형 창업의 경우는 그나마 상대적으로 성공 확률이 조금 높아서 성공비율이 75%를 점유하고 있지만 정부가 이번에 집중적으로 지원하려고 하는 일반 창업의 경우는 그 비율이 32% 미만으로 아주 낮게 나타났다. 더구나 중소기업청에서 조사된 세대 간 창업 성공률 자료를 살펴보면 청년창업의 생존율은 40대 이상인 시니어 세대에 비해서 34%에도 못 미치는 최악의 특징을 보이고 있다

 

 

즉 창업기업 중 40대 미만 청년세대의 5년 생존율은 19.5%로 매우 낮은 반면 시니어 세대인 40대 이상의 생존율은 무려 세배에 가까운 57.9%로 나타났다. 50대의 경우도 55.1%, 60대 이상은 46.3%이다. 정부의 지난해 40세 이상의 ‘시니어 기술창업지원’ 예산은 전체 지원 예산의 1%에도 못 미쳤다. 이렇게 정부가 이번 뿐 만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일자리 미스매치를 벌이는 것이 어제오늘만의 일은 아니었다

 

 

그렇지만 이번 민간 일자리 창출 대책은 한시적인 일자리에 불과한 창업을 중심으로 무모한 일자리 대책을 계획하고 있다는 점과 그중 세대생존율이 가장 낮은 청년세대를 대상으로 하면서 창업 성공률이 가장 낮은 일반창업을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이러니 전문가들로부터 무능을 넘어서 위험하다는 소리까지 듣고 있다

 

 

또한 이번 계획 사업의 하나인 ‘국민참여형 창업경진대회’는 서바이벌 오디션 방식으로 국민적 관심을 높여서 자본가들의 투자를 유도하겠다는 계획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이 계획은 안정적인 투자를 선호하는 자본가의 생리를 파악하지 못한 순진한 발상으로 이미 지난 정부가 여러 차례에 걸쳐서 실패했던 모델이다.

 

 

그런데 왜 정부의 이런 무모한 일자리대책이 계속 반복되고 있는 것인가. 그 이유는 정부가 5년 단임이라는 시간적인 한계 때문인 것으로 추측이 된다. 단임 정부 특성상 임기내에 반드시 눈에 보이는 고용률 지표를 만들겠다는 조급증이 고용의 질보다는 양을 선택하게 되면서 매번 정부의 일자리정책이 함정에 빠지고 있다

 

 

이렇게 반복되는 정책의 실패로 우리만 유독 국제경기 흐름과 달리 금융위기 수준의 높은 고용난을 겪고 있다.

그런데 이런 장기적인 고용난은 의욕적인 구직자들을 무모한 개인 창업으로 내몰게 되고 사업경험이 부족한 이들이 경쟁에서 밀려나며 매년 90만명에 이르는 폐업자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그러고 더 이상 갈 곳 없는 이들은 또다시 실업자가 되는 ‘고용재난’의 악순환이 계속 되풀이되는 것이다

 

 

이런 ‘고용재난’의 악순환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이스라엘의 좋은 제도를 본받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2012년 진현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원은 ‘똑똑하게 실패하기’라는 보고서를 통해서 ‘세계적으로 창업이 가장 활성화된 이스라엘에서는 실패를 경험해본 사람을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높이 평가 한다’며 실패 사례가 사회적으로 공유되는 이스라엘의 창업플랫폼과 같은 시스템 도입을 통해서 우리도 실패를 보완한다면 창업의 성공률을 크게 높일 수 있다고 제안했다.

 

 

이스라엘의 창업플랫폼은 마을이 협동조합인 마을기업 창업플랫폼과 산학연이 클러스트를 이룬 창업보육센터가 주축을 이루고 있다. 창업자 대부분이 이들 협동조합 창업플랫폼을 통해서 창업에 도전하고 있다. 이들은 각자도생(各自圖生)인 우리와 달리 협동조합이라는 울타리 내에서 다양한 사람의 실패 경험, 멘토의 조언, 조합의 자산을 공유 자산으로 활용해 동일한 실패를 줄이면서 사회적 비용과 시간까지 절약해 창업 성공률을 극대화하고 있다

 

 

이들은 척박한 사막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 70년 전에 조직된 마을공동체인 협동조합을 창업보육센터로 활용하면서 창업 성공률도 높이고 공동체를 기반으로 창업기업의 성장률을 높여서 마을마다 세계시장과 경쟁이 가능한 히든챔피언(Hidden champion)기업을 1개 이상 보유하고 있다. 전쟁이 상존하는 인구 850만명의 작은 나라가 이것을 기반으로 올해에는 1인당 GDP 42000불을 넘어서며 이제는 일본을 앞지르는 국가가 되었다

 

 

우리의 경우도 기술 기반으로 창업보육센터에 입주한 창업기업의 성공비율은 비교적 높은 편이다. 그러나 이스라엘과 같은 창업플랫폼이 없는 이유로 창업기업의 성장률은 매우 낮고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혁신형 창업이 아닌 경우에는 대부분이 창업에도 실패를 하고 있다. 따라서 정부는 이와 같은 시스템구축에 정성과 시간이 걸리더라도 이스라엘처럼 사회적 협동조합이 중심이 되는 창업 보육플랫폼을 반드시 구축해 창업의 성공률과 창업기업의 성장률을 동시에 높여 나가야 한다

 

 

우리가 이스라엘처럼 협동조합창업 플랫폼을 구축할 경우 기술창업이 아닌 일반 기업의 창업도 지식, 기술, 디자인 등을 추가해 얼마든지 창업의 성공률을 높일 수가 있다. 선진국일수록 일반 기업 창업보다는 수익률이 큰 고부가가치형 ‘혁신 창업’을 시도하고 있다그러나 우리의 현실은 어떤가성공률이 5%인 일반창업에 연 100만명에 달하는 무모한 도전자들이 홀로서기 경쟁 끝에 결국에는 대부분이 폐업자가 되고 있다

 

 

그러므로 정부는 이들이 더 이상 시장에서 낙오자가 되도록 방치해서는 안 된다. 이들의 안정적인 고용을 위해서 고용창출 특례보증제도의 확대를 통한 일반기업의 고용과 성장을 견인하는 대책 마련으로 고용을 촉진하는 한편 청년들의 희망인 벤처창업과 경제적 파급 효과가 큰 ICT, 바이오 등 혁신형 창업이 꾸준하게 만들어지고 성장의 토대가 되는 협동조합창업 플랫폼인 창업보육센터를 만들어서 끝없이 되풀이되는 ‘고용재난’의 악순환을 이제는 끝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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